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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진의 ‘국악, 이렇게 들어보세요’를 읽고

로긴아이 독서 후기

by 로긴아이 2022. 4. 2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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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국악을 현장에서 직접 접하는 방법이 국악을 듣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권한다.

 

나 역시 민요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강강수월래 공연을 보고나서 감동을 받았었기 때문이다그 전부터 민요나 판소리의 공연에 교감하는 부분이 많기도 했지만 가까이서 직접 접한 공연은 내게 우리 전통 음악에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노래 한 가락은 제대로 부를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민요 판소리 문화교실 수업도 들은 적도 있었다결국 몇 달 배우지 못하고 그만두고 말았지만 이 책을 통해 국악을 다시 접할 수 있어 반가웠다.

 

이 책은 국악에 대한 여러 가지 지식을 알려주고 쉽게 설명한 책이다.

단지 조금 거슬리는 표현이 있다면 저자의 표현처럼 국악을 듣고 한국인임을 알았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았다며 저자가 거론하는 대목이었다.

 

나 역시 국악을 애호한다.

국악을 자랑스러워하고 한국인의 정서를 노래한 국악의 특징을 설명하려한 저자의 심중은 이해하겠지만 그런 일반화를 보면 나는 왠지 국악의 정신에서 더욱 멀어지는 듯한 위험성을 느낀다.

 

국악도 양악처럼 분야가 다양하다.

한국인이라고 해서 그 모든 국악 분야에 다 교감하고 감동할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끝까지 들으려고 해도 시창은 조금 지겹다고 생각한다.

https://youtu.be/sFhHnO6ILF8

게다가 유네스코에 등재한 종묘제례악도 그다지 내 취향은 아니다.

 

https://youtu.be/dNLLHvFxW7E

그리고 비단 한국인이 아니더라도 이런 국악에는 교감할 수 있는 일 아닐까?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외국인이 판소리를 구성지게 하는 걸 보니 국악에 매료된 사람이 꼭 한국인의 가슴을 가진 사람이라는 건 너무 속 좁은 국수주의 같기도 하다. 아무리 전통음악이라고 해도 국악 역시 예술이다. 예술은 자유와 해방을 노래해야지 한정짓고 틀을 만들면 그건 예술의 도리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풍류음악이나 궁중음악에 비해 민속음악을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는 음악이라고 하지만 거기에도 그대로 수긍하지는 못하겠다. 왜냐면 판소리를 접할 때면 삶의 고달픔을 그대로 표현했다기보다는 해학적인 표현으로 변화시켰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판소리를 듣다보면 명창은 관중들에게 삶의 고달픔도 살의 즐거움으로 변환되는 무상성을 설파하는 달관한 수도자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그래서 민요와 판소리는 구도하는 사람이라면 아껴야 할 문화유산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지금 세계의 젊은이들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우리 젊은 가수들의 한류 음악도 시간이 지나면 나중에 민속음악으로 우리 국악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음악이란 누구의 가슴에서나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진정성과 예술성으로 상대를 감동시킬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런 인간의 다양하고 섬세한 감수성을 민족적 특징이라며 한정짓는 것은 다소 위험한 틀에 박힐 수 있는 사고라고 본다.

 

그 실례로 우리나라 출신의 훌륭한 오페라가수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야말로 다른 나라의 국악 분야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명창이 된 경우가 아닌가? 우리 국악을 세계화하고 싶다면 국악인들 스스로 한국인이라는 갑옷을 벗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본다.

국악이 아름다운 건 듣는 사람이 한국인이든 아니든 간에 음악을 듣는 사람과의 교감력이 양악 못지않게 뛰어나다는 점이다.

 

민요를 듣다 보면  국악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https://youtu.be/TiqMyAzpNnM

풍년가를 부르면 정말로 풍년이 된 듯 풍성한 마음이 들어 저절로 흥이 나고 방아타령을 부르면 다양한 인생살이를 다양한 방아에 비유하여 노래한 조상들의 기지에 신이 난다.

 

https://youtu.be/1ONGJ3lruZg

 

 

그리고 국악을 하는 분들도 그 틀에서 벗어나 양악 형식의 신민요나 국악동요를 우리에게 열심히 가르쳐 주거나 해서 양악을 배척하거나 싫어하지 않는다.

 

 

콘서트 문화를 봐도 젊은 국악인들은 오히려 양악과 국악을 조화롭게 만들어서 우리 시대 전통 음악을 살려 나가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https://youtu.be/VVw47W_CCG8

물론 국악의 뿌리를 지키고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국악을 한국 안에 한정해 놓으면 국악은 변화를 모르는 우물 안에 개구리가 되고 말 것이다.

 

https://youtu.be/CIPPthsKKik

 

우리의 전통문화들은 거의 대부분이 옹기의 특색을 닮은 것 같다. 그 중 하나인 국악도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 전통 음악 역시 처음 듣기엔 그리 매끄러운 곡절과 음색이 아니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이 곡조를 알지만, 귀에 익숙한 건 양악식으로 부르는 아리랑이다. 민요를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아리랑을 부르면서도 자신이 양악식으로 부르는 것인지 국악식으로 부르는 것인지도 잘 구분하지 못한다

 

저자, 송혜진은 아마 국악을 듣는 사람이 늘어나길 바라서 이 책을 썼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이 책의 저자처럼 그들에게 권하고 싶다.

 

명창들의 구성진 아리랑을 직접 들어보라.

 

https://youtu.be/2SGwbbZx9Mw

 

일단 듣다 보면 수천 년을 구전으로 내려온 아리랑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입에서 저절로 나오는 노래가 민요라는 것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아리랑과 같은 국악의 옹기를 짊어지고 삶의 즐거운 고개를 건너게 될 것이다. 한국인이든 아니든 이 국악이 주는 위로에 젖어버릴 수 있는 가슴을 가진 사람이라면 말이다.

 

https://youtu.be/ayGl-igrwy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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