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어머니와 누이들
이재명이 여성을 혐오한다고 말하는 이재명 안티들이 꽤 있다.
이재명이 안티 페미가 될 수 없다는 걸 6장이 잘 설명한다. 여기서 보면 이재명은 어머니와 누나와 여동생을 보면서 쪼들리는 살림 속에서 남자보다 더 힘들게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을 간접 경험한다. 여성으로 산다는 게 얼마나 고달픈지 이해하게 된다.
이재명이 안티 페미라는 프레임이 씌워진 건 아마도 형수 욕설이나 모 탤런트와의 스캔들 사건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런 의견에 공감하지 않는다. 형수 욕설 사건은 페미 이전에 개인 가족사에 대한 문제이다.
누군들 그렇게 힘든 삶을 공유해온 모친을 욕하고 학대하는 사람에게 욕을 하지 않을까? 나는 만약 내 할머니라고 해도 내 모친을 욕하고 때린다면 곧바로 똑같이 대응할 것이다. 아니 더 강하게 폭력적으로 대응할지도 모른다.
어머니는 이재명에게 그를 지탱해준 뿌리같은 분이다. 그런 모친에게 해악을 끼치는데 시장이라서 점잖게 굴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군다면 그게 더 인간적으로 이상하다.
가족의 구심점을 지탱하는 어머니를 건드리면 상대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누구라도 화를 낸다. 단지 이재명이 정치인이라서 모친이 학대를 받아도 그 분노를 표시하지 못하고 참아야 했다면 그거야 말로 인권 차별이 아닌가?
그리고 모 탤런트 사건은 말할 거리도 못된다. 한 때는 그 탤런트가 이재명과는 그런 사이 절대 아니라고 말해 놓고 이제 와서 국힘 쪽 인사들과 함께 이재명과 연애하던 사이라고 밝히면 그걸 좋아라 믿을 사람은 이재명 안티밖에 없다.
정말 이런 말 바꾸기 하는 여성이야말로 같은 여성을 부끄럽게 만드는 면이 있다.
7장 차렷을 못하는 건 내 탓이야.
7장을 보면 이재명은 장애인으로서의 삶을 직접 체감하고 이해하고 있다. 왼쪽 팔이 반듯하게 차렷을 할 수 없는 장애인으로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자기 비하를 하며 사람들을 만날 때도 자동적으로 소극적이고 소심해지는 이재명.
나도 장애인 지인들이 꽤 많다.
그들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밝은 사람도 많지만 마음속에 깊은 상처가 많다. 그래서 인간 불신과, 사회불신, 피해의식, 패배주의, 자기 연민에 사로잡히기도 쉽다.
자신의 장애가 자신을 키우는 원동력이라고 인정하고 더 성숙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로 드물다. 더 나아가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돕겠다는 의지를 내는 사람은 아주아주 드물다.
왜 이재명이 민주당에 아무런 끈도 없이 혼자서 경기도지사까지 성공할 수 있는지 이 장에서 엿볼 수 있다.
그 원동력은 이재명의 자리이타심이 주변을 깨우는 것이다.
8장 씨앗은 어둠 속에서 싹을 틔운다.
8장에서 이재명은 자신의 정치인으로서 씨앗이 어떻게 심어졌는지 그 시작점을 표현하는 듯 보인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재명은 공장에서 시키는 대로 일만 하던 소년이 아니라 청년으로서 시야가 넓어진다. 부지런해도 가난했던 삶과 아버지와 아들이 미래의 진로 문제로 갈등했던 그 곤란의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따져 묻는다.
불안한 미래, 단절된 가족…….
‘어떻게 하면 이 가난이 해결 돼?’
매일 매일 질문을 던졌을 테지만 다시 그에게 메아리처럼 돌아올 뿐 해결점을 찾아주진 않았을 것이다. 그 답답한 도돌이표 같은 극빈의 삶 속에서 이재명은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공장 노동을 가난 때문에 억지로 해야 하게 된다. 그때 그는 지긋지긋한 삶을 포기하려고 자살 시도도 한다.
하지만 자살 시도가 실패로 그치자 그건 문제 해결 방법이 되지 않는다는 걸 곧 깨닫는다.
살면서 죽고 싶다고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막상 죽고 싶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중에 실제로 자살 시도를 해 본 사람들은 몇이나 있을까?
이재명의 말처럼 죽고 싶다는 말은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이란 뜻에 공감한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데 자기가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으니까 막막한 인생.
그 끝없는 어둠 속에서 이재명은 하나의 빛 같은 씨앗을 발견해 낸 것 같다.
바로 ‘이제 한 번 제대로 살아봐야겠다’라는 의지.
9장 대학생 되기 프로젝트
9장을 읽어보면 중앙대학에 수석으로 합격해서 장학생이 된 이재명이 얼마나 스스로 뿌듯해 했는지 알 수 있다.
생애 처음으로 스스로의 결정으로 이루어낸 결과물.
동네에서도 칭찬을 받았다고 하니 얼마나 기분 좋았을까.
제대로 지원해 주지 못하는 환경에서 이뤄낸 그 결과도 훌륭하지만, 그 성과를 이루기 위해 어린 이재명이 자신을 가혹하리만큼 통제하고 노력한 흔적이 애달프다.
그 어린 이재명이 매서울만치 자신을 채찍질하는 걸 보면서 얼마나 스스로를 둘러싼 빈곤과 약자의 족쇄를 끊고 싶어 하는 그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10장 나의 첫 번째 자전거
10장을 보면서 나는 이재명이란 사람이 나와는 좀 다르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그의 글을 읽어보면 그는 자전거에 대한 애정이 깊다. 그 자전거를 타다가 보상을 받을 만큼 큰 사고를 당했는데도 그는 여전히 자전거를 좋아한다. 나중에 자기 아들들과 자전거를 탈만큼 자전거에 관한 추억도 좋고 향수가 참 크다.
나도 예전에 자전거를 내 돈 모아서 산 적이 있다. 처음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게 즐거웠었다. 그런데 나도 이재명처럼 택시 기사와 사고가 난 적이 있다. 나는 보상받지도 않은 작은 사고였는데도, 그 다음부터는 딱, 자전거를 타지 않게 되었다.
자전거를 타면서 즐거웠던 기억보다는 ‘자전거를 타면 차사고 당할 위험이 있다’라는 트라우마만 바라보고 자전거가 주는 즐거움을 딱 끊어버린 것이다.
이 장을 읽으면서 나는 이재명이란 사람의 대범하고 품이 넓은 인간성에 대해 새삼 엿보게 된다.
‘이 사람은 한두 번 실패나 고통 같은, 트라우마에 바로 단절하고 끊어버리는 그런 소심한 겁쟁이가 아니구나.’
- 3부 독서 후기로 이어집니다 -
현재 여기까지 읽기만도 참으로 긴 시간이 흘렀다.ㅠㅠ;;
1장씩, 1장씩 읽으면서 독서 후기를 쓰는 일만도 너무 힘겹다.
이 분이 살아온 힘겨운 길이 공감되니까 눈물이 앞을 가려서 키보드를 치기가 힘들다.
그래도 원본 읽으면서 이재명 이해하고픈 분들은 다음 주소에 무료 원본 있으니 읽어보시길.^^
https://brunch.co.kr/brunchbook/ljm_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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