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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재명의 성장일기 -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를 읽고 1️⃣

로긴아이 독서 후기

by 로긴아이 2022. 3. 29.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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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팬카페 팬아트에서 받아온 이미지



1장 40년 묵은 일기장을 펼치며

1장은 서문 같은 내용이다. 1장에는 40년 동안 자기 혼자만 알고 있던 일기장 6권을 내놓는 이재명의 마음이 드러나 있다.
이제 우리도 대부분 이재명이란 사람이 어린 시절 무척 가난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 그건 그냥 말로만 가난했다고 말할 수준이 아닌 것 같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자기 또래의 정치인 중에서 아마 가장 가난하지 않았을까?
이재명의 1979년부터 1989년까지의 삶은 처절하도록 극빈했다.
그 빈곤했던 삶을 40년 지나서 대중에게 내어보일 수 있다는 건 그 날의 트라우마나 마음속에 맺혀 있던 곤란들을 적어도 그 당시보다는 많이 극복했고 또, 다 극복하지 못했다면 글월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하고자 하는 뜻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2장. 가난과 그리움은 비례하는 것일까?

2장의 내용은 가슴이 아리다.
초등학생, 아니 그때는 국민학교라고 불렀으니 이재명이 국민학생일 때의 기억을 훔쳐보다보면 가슴이 저절로 아파온다.
크레파스도, 기본적인 학용품도 못사는 가난.
과일도 사먹지 못하는 가난.
운동화를 사면 떨어질까 봐 조마조마하게 신어야 하는 가난.
은사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어도 표현하지 못하는 가난.
그 맹렬한 결핍 속에서 소년 이재명이 느끼는 섬세한 감수성이 나를 울린다.
얼마나 서럽고 억울하고 슬펐을까?
이제 중상층이 된 이재명이 돌아볼 때, 조금만 덜 가난했더라면 하는 마음으로 돌아보게 되는 빈곤한 과거.
그러니까 이제 손내밀 수 있는 그로서는 결핍된 시절이 안쓰러워서 더 집착하게 되고 그리워질 것이다.


3장. 서울 옆에 ‘성남’이라는 곳

3장에서는 이재명이 어떻게 성남에 터를 잡았는지 알 수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재명은 헤어졌던 아버지가 성남 시로 불러서 경북 안동을 떠나 성남시로 이사를 간다.
어린 이재명은 조금 비관적이다.
이사하는 날 비가 주룩주룩 오고 눈도 다치고, 중학교 진학도 못하게 됐으니까 그럴만 하다.

글을 읽어보면 이재명의 아버지는 무척 부지런하다. 하지만 가난을 벗어나지 못한다. 구석구석 돈을 걱정하다 못해 뼛속까지 쪼들리는 삶이다.
읽다보면 기가 차서 웃음이 나온다. 웃프다는 말이 실로 잘 어울린다.
‘6.25 직후 난민이냐? 왜 이렇게 가난하냐?’

이재명은 소년 이재명이 소심하고 고독했다고 말한다. 그럴 만도 하다. 가난하고 학교 친구도 없고, 무슨 자신감이 생겨서 적극적인 성품이 될 것이며, 주변에 또래 친구가 있었을까?
그래서 오직 일기장에 자신의 갑갑하고 억울한 심사를 토로하며 다행히도 미치지 않고 살아남은 것 같다.



4. 교복을 입었다, 교복을 갖고 싶었다

4장에서 이재명은 교복이 입고 싶었다는데, 나는 학교 다닐 때 교복이 입기 싫었다. 왜, 개성이라곤 전혀 없는 규격화된 옷을 입어야 하는지 항상 불만스러웠다.
하지만 애초에 그런 나의 불만은 교복을 입을 수 있는 환경이었기에 만들어진 거였다.
만약에 내가 교복도 입을 수 없는 가난한 집에서 자란 애였다면 아마 나는 교복을 입기 싫다는 식의 불만도 못 가졌을 것이다. 개성을 존중하는 일보다는 가난에 쪼들리며 살아야 했을 테니까.

그래서 나는 의식주가 뒷받침되지 않는 극도의 가난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그 앞에서 내 개성을 주장하는 게 배부른 투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가 개성을 드러내고 있는 이 순간은 참 풍족하고 감사한 세상 아닌가?

참고로 교복을 못 입고 있어서 사춘기에 짝사랑하는 소녀에게 자신감 있게 고백도 못하는 이재명의 애틋한 심사가 가슴 아프다. 소속되지 못한 자의 비애가 절실하게 느껴진다.


5. 이름 없는 공장 이름없는 공돌이

5장에서 이재명의 노동자로서의 삶을 이야기한다. 노동자라고 말하기엔 그는 너무 어렸다. 겨우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이재명은 공장에서 일하게 된다. 적은 나이 때문에 다른, 자기보다 나이 많은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취업한다.
그는 한 공장에서 꾸준히 일하지 못하고 계속 옮겨다닌다. 그 이유는 공장의 사장들이 모두 노동자를 착취하거나 작업장 안전은 전혀 고려않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소년공 이재명은 여러 공장을 전전긍긍 옮겨다니면서 몸에도 상처를 입고 마음에도 상처를 입는다. 그 와중에도 그 빡빡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자기를 계발하려고 고입 검정고시, 대입 검정고시를 통과하는 등, 처절하게 노력한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나는 저 나이 때 과연 뭘 했지?

6년의 소년공 생활 끝에 열일곱 살의 이재명은 비로소 자기 이름으로 살 수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자기 정체성을 바라보게 된 시점도 그때가 아니었을까?
17살 이재명은 미래를 바라보며 비관도 하고 낙관도 하며 번민한다.
어린 이재명의 삶이 가여우면서도 그 고달픈 삶이 있었기에 단단한 어른 이재명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다음에 계속-



이재명의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 독서후기는 4부까지 이어나갈 계획이다.
우선은 이 후기를 쓰는 시점도 글을 다 읽지 않았다.
빨리 다 읽기가 쉽지 않다.
너무 가슴이 아파서 쉬엄쉬엄 읽고 독서 후기를 써야겠다.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 원본이 브런치에 무료로 연재되니까 안보신 분들은 읽어보시길 바란다.


https://brunch.co.kr/brunchbook/ljm_diary

 

[브런치북]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

1979년부터 1989년 사이에 쓰인 일기장이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끼리 모여야 잘 산다는 아버지 말씀에 성남의 빈민촌에 정착하게 된 한 소년의 기록이 생생히 담겼습니다. 그는 교복이 없습니다.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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