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김영하
단편소설인데 재밌었다. 실감났다.
작가가 묘사한 이런 이삿짐센터 사람들까지는 아니더라도 무례하거나 무뚝뚝한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글 내용에 동감하게 된다.
상상을 해보면 이삿짐 센터 사람들 중에서 정말 불쾌하다고 싶은 사람들을 콕 집어서 그 묘사를 너무 잘 했다. 아마 작가는 그런 사람들을 직접 당해본 경험이 있는 것 같다.
마침 그 이삿날 날씨가 바람이 황사가 휘몰아치는 것도 1500년이 된 가야 토기와 연관성이 있는 듯 불길하게 암시하는 대목에서 나는 구성의 치밀함을 느꼈다. 독자에게 불안감을 주면서 기대감을 만드는 거였다.
작가가 그린 줄거리는 그저 그런 이사를 하게 된 사람의 전날과 당일 날의 일이다. 다만 좀 재수 없는 이삿날의 풍경이 곁들어져 있다.
주인공은 이사만 하고 나면 새 집 더 좋은 집에서 살게 된다.
그런데 제일 좋아하는 토기도 깨어지고 장판은 찢어지고 시작하는 기분부터 암울한데 희망은 과연 올까?
거기에 대해서는 작가는 미래를 조금 밝게 보여준다. 토기가 깨어진 게 암울하지만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왜냐면 그 토기가 깨어졌기 때문에 사다리차에서 아무 문제 없이 이사를 안전하게 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하게끔 만들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불편하고 불쾌한 이사를 했지만 그것이 미래의 희망으로 향하는 통과의례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는 듯 해서 나도 웃으면서 이 소설을 볼 수 있었다.
예전에 적어놓은 독서 후기가
현재의 나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요즘 깨닫는다.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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