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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빈 작가님의 ‘한국 철학에세이’ 를 읽고 - 독서후기

로긴아이 독서 후기

by 로긴아이 2022. 3. 1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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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빈의 한국 철학에세이를 읽고

 

책을 읽다보면 그가 한국 철학가들에 대해 얼마나 자랑스러움을 가지고 있는지 잘 느낄 수 있다. 작가의 그런 기분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건 나 역시 그와 마찬가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의 책을 읽다보면 한국 철학자들에 대해서 새삼 자부심을 가지게 될 만도 하다.

 

어릴 때는 칸트, 니체, 프로이드 등 서양 철학가들에 대해 주로 공부하고 그들의 책을 주로 읽었다. 서양 철학자들의 책이 추천도서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커서 읽은 우리나라 철학가들과 동양 철학가들의 책은 서양의 철학 책들이 나를 감동시킨 것에 비할 데가 아니었다.

특히 원효스님의 대승기신론소를 읽을 때는 온몸을 강타하는 충격을 입을 정도였다.

 

이 책은 시대의 흐름대로 인물을 나열하며 그 인물의 철학을 소개한다.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다. 뒤에 나온 철학자들이 앞선 철학자들의 논리에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

이황과 기대승의 사단칠정론 논쟁을 보면 왠지 나는 대승기신론소에서 그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성리학의 이기(理氣)론은 명칭만 다를 뿐 결국 불교의 이 뭐꼬?’ 라는 참선 화두에 대한 유교적 고찰이 아닐까 한다. 불교 역시 불경에 대해 무수한 해석이 있고 현재까지 그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성리학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공자 맹자가 남긴 어록에 대한 그 후세 학자들의 무수한 해석의 차이가 있을 것이리라. 그래서 나는 이와 기가 분리여부나 사단이 어디서 나오고 칠정이 어디서 나오는지 그 논쟁의 내용은 그들의 논쟁을 통해 곁다리로 아는 것보다는 직접 체득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보다는 7년 동안 서신을 나누며 자신의 의견을 반고하며 진지하게 성리학 경문의 구절 구절을 짚어가는 그들의 모습이 더욱 감동적으로 와 닿았다. 서열과 예를 중시하던 조선시대에도 세대를 뛰어넘는 순수한 토론문화를 수용하고 있었다는 게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철학가들이 한국 특유의 인간 성품 위주의 유학을 발달시키고 있었다.

 

이 책에 소개된 서경덕, 이 황 같은 조선시대 유명한 성리학자들은 논쟁을 통해 자신의 철학을 더욱 단련시키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계기로 삼는 걸 보니 철학은 결코 홀로 하는 학문이 아니라 자신이 사는 세계와 소통하는 학문임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의 뒤를 이어 이이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나는 사실 이율곡에 대해 신사임당의 아들이라는 것 외에 그다지 잘 알지 못했다. 근데 이 책을 통해 그의 사상에 대해서 관심이 생겼다.

 

그가 어릴 때부터 천재이고 그의 태몽이 어땠다는 것보다 그가 공론(公論)에 대해 말한 부분이 더 눈에 띄었다. 그는 공론이 자유롭게 보장되지 않는 나라는 망한다고 말하며 언로개방과 여론을 수렴하는 정치를 주장한다. 너무나 민주적인 정치관을 가지고 있고 백성 중심의 정치가라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이렇게 혁명적 사상을 가지기에는 그는 너무 점잖은 태생 아닌가?

어떻게 보면 이율곡이나 박지원, 정약용 같은 조선 시대 사상가들은 일단 상위 5% 양반가의 금수저로 태어난 사람들이다. 그런데 어떻게 상대적 약자인, 백성을 하늘로 섬겨야 한다는 위민정치관이나 어떻게 보면 기득권인 자신들의 입장을 엎어버릴 수 있는 반체제적 요소를 겸비한 혁명적인 실학사상을 가질 수 있을까?

 

나는 그 점이 궁금해지는 것이다.

그건 그들이 자기반성과 성찰, 그리고 실천을 주장하는 철학자들이기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보면 우리나라는 조선시대에 유교철학에 바탕을 둔 철인 정치가 부분적으로 시행되었던 것 같다. 플라톤의 논리대로 철인정치가 그가 바라는 이상 국가의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몇몇 훌륭한 철학자와 그 철학을 보여주긴 했다.

 

나는 이 책을 우리나라 정치가들이 좀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건 그들의 심도 깊은 철학도 한 몫 하지만 이런 현명하고 지혜로운 철학자들이 암울했던 정치사에 늘 등불처럼 존재해 왔었다는 사실이다.

현인이나 철인도 절대적인 권세를 쥐면 욕망에 사로잡혀 점점 어리석어진다는 걸 우리는 역사를 통해 제법 많은 사례를 경험해 왔다. 하지만 욕심에 흐려지지 않고 자기 길을 지켜온 철인도 우리 역사 상엔 분명히 있었다.

 

그리고 역사를 고증해보면 옛날에도 지금처럼 공익을 사익 때문에 팔아먹는 근본 없는 정치가들이 많이 있었다. 그들은 백성을 어리석다고 하지만 백성들은 늘 자신들을 위하는 정치 철학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을 스승이나 위인으로 판단하는 눈을 가지고 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4548358 

 

한국 철학 에세이

화엄사상을 기조로 한 ‘합침’의 철학으로 한국불교철학의 맹아를 싹틔운 원효로부터 ‘돈오점수’를 주장한 지눌, 그리고 기철학의 대가 서경덕, 이언적, 이황과 이이, 정제두, 조선 후기 실

book.naver.com

 

 


이 독서 후기는 7년도 더 전에 쓴 것이다.

아마도 이제부터 오래된 독서 후기도 종종 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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