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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독재’ 라는 말이 나의 맘을 웃긴다

일상 멀티 잡설 로긴아이

by 로긴아이 2020. 9. 1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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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독재라는 말이 나의 맘을 웃긴다

 

 

그 말을 한 작가는 참으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나도 그 사람이 원작인 영화를 봤고 참 좋아했어요.

그 작품은 내가 초기에 지어놨던 소설(아직 미발표)과 유사한 소재를 써서 뭔가 많이 유대감도 느꼈었죠.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걸 보고 실망감이 단번에 치솟았습니다.

 

그는 최근 웹툰사태에 대해서 반인륜 패륜적 작품에 대해 지적하기도 하면서 옛날에는 국가가 검열을 했다면 요즘은 독자가 한다면서 시민 독재의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걱정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같은 작가의 입장에서 독자들의 악플이나 비난성 댓글에 많이 시달렸으리라 짐작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사를 보고 과연 시민과 독재의 뜻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심스러웠습니다.

어쩌면 정반대 되는 두 단어를 조합함으로서 어그로를 끌어볼 심산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성공이네요.

저도 그 기사에 빡~!!!

 

 

 

시민 독재!!

 

너무나 기가 찬 조합이죠?

시민 독재같은 형편없고 사유 없는 조어를 보면 그 신조어 발화자의 얄팍한 사고를 엿볼 수 있습니다.

 

진보니 보수니 정치 편향을 따질까봐서 굳이 한국의 군부 독재나 민주화 운동을 예로 들어서 '시민독재'란 말의 터무니없음을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역시 이 말은 한국 민주화 역사로 볼 때도 무척이나 무지하고 저질스러운 조어입니다.

 

세계사적으로 따져도 18세기 특권층이 지배하던 전제주의 독재, 압제에 저항한 시민혁명의 주체가 시민입니다. 시민은 자발적이고 능동적, 평등한 의사권자로서 근대 이후 국가를 이루고 이끌어가는 주체입니다그리고 독재란 건 일단 특정 집단이나 소수 집단이 커다란 권력이나 무력을 가져야 성사됩니다.

 

시민은 불특정 대중을 뜻하기에 특권층을 가진 소수를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다가 무력을 행사하지도 않는데 독재를 한다고요?ㅋ 

다수의 시민이 능동적으로 반인권적 작품을 비판하는 게 시민독재라는 건데, 그게 무슨 헛소리인가요

한 마디로 말이 안 되는 표현이죠.

 

해당 주제에 대해 평소에 조금이라도 염두에 두고 살았다면 나올 수가 없는 표현 같아요.

본인이 거기에 관해서 얼마나 얕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그 무지함을 드러낸 것이라 봅니다.

 



표현의 자유를 원하는데 그걸 못하게 막는 반대편 시민 독자들을 독재자로 취급하는 작가....

 

일단 전 그런 극단적인 의견에 동의하진 못합니다.

 

시민 독재라는 말을 꺼냈다는 건 자기는 무리지은 미개한 중우~들보다 낫다는 속물적인 엘리트주의적 속내를 드러내 보이는 것 같아서 참 불편합니다.

 

작가님, 그런 분이셨어요?

 

독자를 비난하기 그 이전에 자성과 반성이 우선 아닌가요?

 

사실 작가라면 창작의 자유를 말하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독자도 비판의 자유가 있습니다.
한쪽만의 자유만 일방적 존중하는 게 독재에 더 가깝지 않나요?

 

작가는 자기 자유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봅니다.

때로는 전체 맥락을 읽지않고 회차의 일부분만 가지고 비판하거나 작가의 인격까지 모함하는 독자분도 있습니다.
그럴 몰이해를 받을 때는 작가로서 정말 짜증나고 힘듭니다.

하지만 인권을 무시하는 창작품을 내는 작가들도 종종 있습니다. 그것마저 작가의 자유라고 말한다면 인권을 무시당했다고 느끼는 독자들의 비판을 받을 책임도 있는 것입니다.

 

독자들의 엄격한 검증을 비난하는 것도 작가의 자유겠지만 그 전에 계속 비판을 받음에도 여전히 여혐과 장애인 비하성 작품이 나오는 것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지 않을까요그걸 비판하는 독자들만 독재자라며 원망하는 건 너무나 유치하고 무책임한 짓 아닐까요?

 

독자들이 읽는 웹툰인데, 혐오든 차별이든 마음대로 그리고 싶으니까 독자들은 인권적 잣대에 의해 비평도 하지 말라니……. 대체 어느 쪽이 더 독재자에 가까운 말을 하는 건가요?

 


기안84의 경우 예능 방송에 나오는 유명인이고 좀 과해진다는 느낌은 있지만 정당한 비판이고 비토였다고 봅니다. 사과했는데 독자들이 안받아준다고요? 사과도 한두 번 했는데 더 괴롭힌다고요? 그럼 질릴 때까지 사과하면 되죠. 

'나는 사과하는데 왜 안받아줘? 왜 한 번에 안 용서해줘?' 라는 건 미안해하는 사람의 심보처럼 안보여요. 자기는 죄 지은 거 없는데 시끄러우니까 그냥 억지로 사과하는 것처럼 보이지요.
자기가 실수했고 진심으로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너 왜 그 따위로 사과하냐?'라고 하면 계속 사과하면 됩니다. 그걸 상대(독자)가 질렸다고 납득할 때까지. 그게 진정성 아닐까요? 

 

웹툰이나 웹소설 등 글도 엄연히 팔리는 문화 상품입니다.
돈이 오고가는 상품은 당연히 검증해야지요.
엄연히 매매되는데 검증이 안 된 상품은 음지의 불법 유통 마약 같은 것들뿐입니다.

 

모든 문화 산업은 소비하는 소비자가 비판하고 지적할 수 있습니다. 그건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웹툰을 써서 유명해지고 돈도 많이 벌었지만 그 영향력에 책임은 지고 싶지 않다는 겁니까그래서 독자들의 검열을 비판하는 건가요그건 대한민국에서 돈 벌고 세금은 떼어먹겠다는 말처럼 조금은 비겁하고 덜떨어진 소리처럼 들립니다만?

 

물론 공산품과 같은 선상에서 문화상품을 제단할 순 없겠죠. 창작품이니까요. 그렇지만 그렇기에 작품을 팔고 싶은 작가는 더더욱 시민의 요구를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뭐 자기 만족성 작품만 계속 쓰고 싶다면 쭈욱 그렇게 써도 되지만요.

여성과 장애인을 혐오 비하하면서 그들에게 모멸감을 안기면서 돈 벌고 싶으면 계속 그런 작품을 쓰면 되죠. 인간 존중을 무시하고 소수자와 약자를 차별 혐오하는 글들을 쓰면 되겠죠. 그런 작품을 비판하는 시민은 독재자라고 몰아붙이면서 말이죠. 대신 그런 사람을 왜 방송에서 공인으로 봐야 하고 공인의 의견으로 존중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갈 뿐입니다.  

 

 

저도 작가기 때문에 패륜적 소재를 작품에 담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 패륜적 소재도 결국 반성을 통해 권선징악의 결론을 도출하게끔 스토리를 짜기 위해 필요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잘 읽히진 않더라도 글이 미치는 파급력을 알기 때문입니다. 19금 웹소설을 쓸 때도 항상 조심스럽습니다.

아무 반성 없이 그저 패륜적 소재만 연발하는 작품은 비판받아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민 작가는 아마 같은 작가로서 뭔가 이번 웹툰 사태에 작가 측을 더 변호해 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시민독재라는 되지도 않는 어거지 신조어를 만들기보다 그냥 자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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