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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나의 입맛 차이

히히후후헤헤 소확행

by 로긴아이 2021. 12. 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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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나의 입맛 차이

 

 

혼자서 추어탕을 먹다보니

어릴 땐 추어탕을 먹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머니가 징그럽다고 만들어주시질 않았어요.ㅠㅠ;;

 

우리 어머니는 나물, 김치, 미역국... 등등 채식을 잘 만들어요.

부산에서 살아서 그런가?

바다 생선과 해산물을 자주 먹었지만 민물 고기를 요리한 음식은 그리 잘 만들어주시질 않았기에 먹어볼 기회가 없었을 뿐 좋아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전 입맛이 까다롭지는 않은 편입니다.

반면에 우리 엄마는 엄청 까다로워요. 자기가 만든 거 외엔 거의 못 드셔요. 아니 안드셔요. ㅠㅠ;;

 

전 성인이 된 후로 대학 때나 사회에서 친구들을 비롯, 지인들과 함께 외식하면서 여러 음식을 먹게 되고 비로소 제 입맛을 찾았죠.

제 입맛을 찾고보니 저랑 엄마의 입맛은 확연히 달랐어요.

사람들은 집밥이 최고라고 하지만 저에겐 안맞는 말입니다.

전 우리 엄마 밥을 안좋아해요.ㅠㅠ

엄마가 배신감 느껴도 할 수 없어요.ㅠㅠ;;

 

가장 중요한 밥을 만들 때도 저는 백미만 먹으면 영양가도 없고 무엇보다 밥맛이 달아서 싫어하지만 어머니는 백미를 좋아합니다.

국 종류도 저는 국물이 많고 맑은 국물을 좋아하는데 어머니는 찌개처럼 국물이 진하고 맛이 깊게 배인 걸 좋아해요. 그래서 어머니는 사골 곰탕 종류를 안좋아하지만 저는 엄청 좋아해요.

반찬 역시 전 설탕이나 MSG를 넣은 건 안좋아하지만 어머니는 좋아하시는 듯.

 

죽을 먹을 때도 어머니는 전복죽을 못 먹지만 저는 허겁지겁 먹어요.

보양식 역시 전 장어나 추어탕, 삼계탕을 좋아하지만 어머니는 아예 못 먹어요.

회를 먹을 때도 어머니는 초고추장 양념을 좋아하지만 저는 참기름장 양념을 좋아하죠.

저는 사골 곰탕 같은 담백하고 덜 맵고 덜 자극적인 한식을 좋아하는 편인데, 우리 어머니는 생선 찌개 같은 자극적이고 맵고 단짠 한식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정말 여태까지 어떻게 같이 음식을 먹고 살아왔을까요?

어머니는 저를 배려해서 음식을 하신 적은 그다지 없습니다.

항상 아버지나 오빠 언니들을 위해 음식을 차려왔는데 제가 그 음식들을 그냥 함께 먹고 살아온 거죠.ㅠㅠ;; 

아무튼 어머니와 분리 독립을 하고 나서야 저는 제가 원하는대로 먹고 삽니다.

그래서 살이 찌는 걸까요?

코로나 때문에 운동 부족이라 찌는 거라고 핑계대고 싶습니다.

 

종종 어머니께 맛있는 것도 사 드리면서 저도 돌이켜봅니다.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가족도 이렇게 다른데 타인들은 얼마나 다를까?

 

저와 전혀 입맛이 다른 엄마와 오래 살아서 그런지 누군가와 함께 음식을 먹을 땐 상대의 취향을 먼저 고려하게 됩니다.

상한 음식 아니면 일단 맛있게 먹게 되는 건 엄마 덕분 같아요.

은근한 엄마 디스인가?ㅋㅋ 

 

 

아!

엄마가 해준 요리 중에 제 입맛에 맞는 게 있습니다.

바로 미역국과 녹두죽입니다.

둘다 담백하죠.^^

 

어머니,

제발 싱겁게 먹고

같이 좀 건강합시다.

짜게 먹어서 병원 자주 가지 말고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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