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에 기생해놓고 부자를 미워하는 내용 같아서 영 싫대요.ㅠㅠ;; (그 무슨 박사장 지하에 붙어사는 근세 같은 대사를 하시나요?)
저는 기생충에서 극빈자 가족은 공정한 노동을 하고 돈을 받았으니 엄연히 말하면 기생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일을 하기 위해 스펙 위조는 했지만 테스트도 통과했고 일을 안한 것도 아니잖아요.
영화의 주제는 진리가 아니니까 개인의 취향에 따라 여러가지 해석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가난은 악이고 부유함은 선이라는 식의 시야는 60대 이상의 노년층에 무척 뿌리박힌 가치관 같아요. 너무 자본주의 위주의 부자면 다 용서된다는 부자 선호사상 같아요. 아마도 그 분들이 살아온 환경의 영향이 크겠지요.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 보니까 대를 이어 그 부잣집 건물에 살면서 기득권에 충성하는 지하실 근세가 떠오르더군요. 세상 변화도 모르고 정세도 모르고 그저 지하실에서 젖병만 빨고 살면서 '리, 스, 펙, 트'하는 그....
지하실은 싸고 안좋은데도 죽음을 불사하는 라이벌이 많죠. 지상의 부잣집은 엄청 좋은데도 라이벌이 없이 여유있게 차지하는 이상한 사회구조~~를 리스펙트~만 하기엔 전 왠지 좀 불공평하게 느껴져서요.
원래 좋은 것일수록 라이벌이 많은 게 정상이지 않나요?~^^
서예반의 노년층 분들이 말씀하는 것처럼 기생충의 이야기가 그리 불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당.ㅋ
오히려 너무 재밌었습니다.
특히 송강호의 아내 역으로 나오는 배우가 말하는 자기도 부자였다면 착했을 거라는 대사에는 조금 오묘한 미소를 짓게 되었습니다.
그 대사가 설득적인 게 제가 봤던 중상층 사람들은 보통 여유가 있었습니다. 근데, 가난한 사람들 빠듯해서 그런지 마음에 남을 배려할 여유가 없어 보였달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보다 썩 그리 착해보이진 않았어요.
그리고 일부 관객들은 이 영화가 현실에 안맞게 빈부를 너무 극단적으로 대조했다고 하면서 불평하는데, 저는 거기에 대해서 그리 불만 없습니다. 다큐멘타리가 아니라 영화니까요. 관객의 반응을 최대로 롤러코스터에 태워서 키워야 하기 때문이죠. 예술의 기본 아닌가요?
'한국엔 그런 극빈자가 많지 않다.'
'그래서 영화가 비현실적이다.'
그런 평가는요.
일본인들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을 비난한 거랑 비슷해요. 그 영화는 일본에선 흥행을 못했죠. 다행히 한국 대부분의 관객들은 관람 수준이 높아서 봉준호의 기생충을 높이 평가하고 수용할 수준이 되었지만요.
제가 만난 대부분의 노년층은 식민사관이 뿌리깊이 자리 잡혀 있어서 그런지, 고레에다 감독을 비난한 일본인들과 약간 반응이 비슷해요. 자국의 비판해야 할 사회모습을 숨기고 싶어하고 드러내지 않고 싶어하죠. 근데, 감출수록 썩는다는 걸 모르진 않겠죠?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라면 더 밖으로 드러낼수록 치부는 더 빨리 치유가 되고 더 당당해집니다.
아무튼
장르를 넘어서면서 오락가락 긴장을 조율하는 영화.
자연스러운 배우들의 연기.
결국 근세 가족과 바깥에서 세상을 보며 살아온 또다른 가족들이 서로를 기생충으로 여기고 다투는 걸 보며 나는 우와~~감동했습니다.
구석구석 상징적이고 함축적이더군요.
그 의미를 찾아내는 게 너무 복잡다단해요~~~
감독님은 정말 치밀하고 스마트하신 듯~~~
제가 가장 놀랍다고 평가한 건,
빈자의 적은 소통 부재의 부자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부자에 충성하는 또다른 빈자가 더 위험한 숙적이 될 수도 있는 구조를 한 건물안에서 너무 잘 그려냈다는 겁니다. 게다가 악순환의 고리까지....
우와~~~
그 뒤 '조커'라는 미국 영화를 봤을 때도 저는 기생충이 떠올랐습니다.
역시 빈부 격차는 지금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문제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도 서예반 노년층 분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불편하고 현실과 다르다"라는 말만 하는 거죠.
우리가 사는 현실과 영화의 내용이 물론 100% 같을 순 없죠. 하지만 그 영화의 내용이 여러 대중의 관심을 집중하게 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주제를 이야기 한다면 그게 어떤 의미인지 그 분들은 생각하길 귀찮아하는 것 같더군요.
더 심한 경우는 부자나 기득권자를 비판한다고 해서 좌파 영화니, 빨갱이 영화니 하면서 극우적 진영 논리까지 들먹이는 겁니다.
사회에 노령연금 젖병을 빨며 근근히 살아가는, 이 시대 젊은이들과 같은 빈자면서, 여전히 부자를 존경하고 젊은 사람들에게 순종하는 계급 시스템을 강요하며 구시대적인 ~~리스펙트~~ 를 외치며 자기들과 달리 상승 욕망을 가진 빈자에 벽을 세우고 증오하는 근세~같은 유형의 노년층이 참 많더라고요...ㅜㅜ;;
그대로 안주하기엔 사회가 아직 소통의 부재가 너무 심하고 격차 문제도 아주 심합니다. 그러니까 이런 사회비판 내용을 담은 영화가 뜨는 거지요.
게다가 노년층들은 소통을 해도 잘 변하지 않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변화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고 무척 고집스럽거든요. 저는 그렇게 늙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라봅니다.
조커라는 영화도 재밌었습니다.
부유한 출생인 배트맨과 극빈자 출신인 조커는 어쩌면 형제일지도 모르고 서로의 외로움을 교감할 수 있는 사이인데도 결국 소통의 부재가 서로를 원수로 만들어 버리는 현실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웃는 게 병인 조커와 잘 웃지 못하게 된 배트맨...
두 사람 모두에게서 느끼는 씁쓸한 안타까움.
조커와 배트맨을 보고 있자니 왠지 남북 관계도 떠오르는 거 있죠... 너무 넘어간 건가요?^^(이러면 저, 빨갱이 되는 건가요?)
기생충의 부자와 빈자도 둘다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 오히려 유쾌하고 좋은 사람들인데 그렇게 끝끝내 목숨까지 잃는 갈등이 야기되는 걸 보면서 씁쓸하더군요. 그런 감정의 여운을 느끼게 해 준 봉준호 감독에게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갸웃했는데
기생충은 해석할수록 재밌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K팝처럼 모든 장르가 있으면서도 딱히 장르를 정할 수 없는 한류의 한 면모를 그대로 보는 듯 했어요.
이번에 아카데미에서 4관왕이라니 엄청 나네요.
정말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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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원1인데요, 조커를 송강호 배우님이 연기했으면 어땠을까 상상해봅니다. 송강호님의 자연스러움은 정말 국보급이에요. 그 분은 연기에 오버~가 없어요. 이번에 조커의 연기를 보면서 아주 잘한다고 평가했어요. 하지만 아주 비현실적인 조커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어떨까? 라는 호기심도 들더군요. ㅋㅋ~너무 큰 욕심이겠죠?
여담 투2인데요, 제가 부크크에 뿌니여나란 이름으로 시집을 낸 게 있는데요. 거기에 <아버지의 수석>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수석을 소재로 시를 지었지요. ㅋㅋㅋ..
봉준호 감독님이랑 1만분의 1이라도 아니 10만분의 1이라도 좀 통하는 게 있다는 뜻 아닐까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