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긴아이 웹소설 중 일부

[BL]정복자와 아이돌 <노예>편 발췌 - 로긴아이

로긴아이 2019. 1. 3.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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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논은  강력한 서브남입니다.

끝날 때에도 3P냐 환승이별이냐 말이 많았죠.

한편으론 노예소년 멤논을 최고의 정복자인 알렉산드로스에게 위협적 라이벌로 키운 거라고 자기 위로해 보기도 합니다.ㅠㅠ;;

다 토리의 우유부단함 때문입니다.

저는 죄 없어요..ㅠㅠ;;

 

초반엔 보잘 것 없는 노예 소년 멤논으로 등장하지만 그는 장차 검은 머리의 권위적인 아랍 남자가 되죠. 그리고 알렉산드로스의 최대의 라이벌이 됩니다. 독자님들도 두려워하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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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남자다.’

 

나무껍질처럼 메마른 소년은 무리를 따라가면서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온몸에 이리저리 그려 채찍 자국과 회초리 자국, 깡마른 몸뚱이, 부르튼 맨발…….

 

자신의 몸을 샅샅이 훑어보는데도 그의 청보라색 눈동자는 음란하지 않았다.

 

! 멤논, 너도 신발이 없구나!”

 

결국 토리라는 남자가 자길 노예로 삼고 함께 데려가 멤논은 안심했다. 처음에는 자길 거부하는 듯 보였지만 가는 길에 신발까지 사 주, 무엇보다 그는 멤논을 최측근에서 수발드는 시중 노예로까지 삼아주었다.

 

돌아가는 길에 언뜻 노상 좌판의 숯불에서 타닥타닥 익어가는 양꼬치 구이가 보였다. 차르르 윤기 도는 어여쁜 모양새와 소한 향기에 멤논은 침이 꿀꺽 넘어갔다.

 

꾸르륵, 꾸륵…….

움푹 들어간 복부에서 마치 나팔 소리처럼 효과음이 울렸다. 그 거대한 소리에 쿡쿡 웃는 다른 노예들도 내심 침 꿀꺽꿀꺽 삼키며 가까스로 식욕을 참고 있었다.

 

그때 앞장서던 토리가 돌연 발길을 멈추더니 다들, 양꼬치 먹을래?”라고 물었다. 특히 그는 멤논의 어깨를 두드리며 생긋 미소를 지었다.

 

멤논, 배고팠지? 어서 먹어.”

정말 먹어도 됩니까?”

 

아마스가 의심스러운 듯 눈을 가늘게 뜨고 토리의 눈치를 보았다.

 

, 한 사람당 두 개만이야.”

 

토리는 엄격한 주인처럼 행동하려고 검지를 얼굴 옆에 들어 올렸지만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노예들은 야호”, “우와라고 소리 질렀다.

 

곧 그들은 허겁지겁 양꼬치를 향해 달려들었다. 멤논 역시 양손에 팔뚝만큼 긴 양꼬치를 나란히 들었다. 기름진 양꼬치를 베어 물자 그 향기로운 풍미가 목구멍 안으로 흘러들어 왔다.

 

가슴에 소름이 돋을 만큼 충만해지는 기분이었다. 이 나라에 와서 이렇게 행복해 본 적은 한 번도 없. 멤논은 달콤한 양고기의 육질을 씹으며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겨우 참았다.

 

이게 얼마만이냐. 너무 맛있어.’

다들 천천히 먹어.”

 

토리가 싱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멤논은 가슴속에 진한 응어리가 사르르 풀리는 듯 편안한 기분을 느꼈다. 마케도니아에서 이런 푸근한 분위기를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를 대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각박했고, 잔혹했고, 그래서 그는 언제나 긴장해야 했.

 

한순간도 신경을 풀어놓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멤논은 적어도 의식주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되었다. 맘이 조금 놓.

 

이 남자를 따라가면 그래도 끼니는 얻어먹을 수 있을 거야…….’

 

멤논은 토리의 무리를 따라서 그의 집에 도착했다. 그는 대저택에 다다르자마자 아마스라는 노예에게 목욕하라는 강요를 받게 되었다.

 

그렇게 때 구정물이 질질 흐르는 몸으로 작은 주인님의 옷을 매만지게 할 수 없어.”

 

과연, 원래부터 있던 노예들의 텃세가 시작되는 건가? 아마스는 눈살을 찌푸리며 멤논을 흘겨보았다.

 

아유, 더러워. , 꼬맹이. 거기선 몸을 씻지도 않았니?”

 

당신도 팔리기 전에는 그런 곳에 았으면서 딴소리야. 얼마나 지옥 같은 곳인지 잘 알면서…….”

 

멤논은 어차피 반 나체인데도 발가벗어서 왜소한 몸을 전부 다 보여 주려니까 괜히 더 멋쩍었다. 아마스는 멤논의 목욕 시중을 들면서 투덜투덜 불평했.

 

아우, 더러워. , 내가 노예 시중까지 들 줄이야.”

 

채찍을 맞은 생채기가 채 아물지 않아 따가웠지만 멤논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입술을 앙다물고 오랜만에 하는 목욕을 즐겼다.

 

, 개운하고 산뜻해.’

 

그런데…….

멤논에게 목욕을 시킨 이유는 따로 있는 것 같았다. 첫날부터 그 금갈색 머리의 뚱땡이 귀족이 그를 침실에 부른 것이다. 그것도 주위에 미처 어둠이 가라앉지도 않은 초저녁인데…….

 

멤논은 고개를 푹 숙이고 오만상을 . 침실로 향하며 찡그린 인상을 풀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날 침실로 부르는 이유는 그거겠지?’

 

성노예로서 수발들기를 바랐던 걸까? 어차피 지난 6개월 동안 참혹스러울 정도로 당연하다는 듯이 당해 온 일이다. 자포자기 감정과 체념 멤논의 가슴을 얼음장처럼 차갑게 식혔다. 조금 전까지는 편하게 느꼈었는데…….

 

이상하지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멤논은 그와 싸울 기력도 없. 저항한다고 해도 체격 차이로 볼 때 어른과 아이의 싸움이니 승패가 분명했다.

 

그래도 이번엔 한 사람이니 다수를 상대할 때보다 험하지는 않겠지. , 이런 게 불행 중 다행이란 건가?’

 

그를 침실로 안내 아마스가 윙크를 하며 각별히 잘 모셔. 도련님은 점잖으실 테니까 저분 맘에만 들면 앞으로도 넌 고생 끝이야.’라고 시지도 않은 잠자리 조언을 던졌다.

 

멤논은 허무한 심정이었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저 순순히 침실 안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침실 안에서 멤논을 기다리 뚱땡이는 그를 보자마자 다 벗고 침대에 가서 엎드려 누우라고 대놓고 노골적인 지시를 내렸다.

 

역시, 이 나라 인간들은 다 똑같아.’

 

멤논은 속으로는 이를 갈면서도 일단 그가 시키는 대로 나체로 침대에 몸을 눕혔다. 육중한 그가 침대 다가올수록 멤논의 가슴은 파도에 침수되는 모래성처럼 허물어져 내렸다.

 

낮에 아고라 시장 통에서 그가 구해 줄 때 조금은 기대감을 가졌었는데…….

 

한 발자국, 두 발자국.

 

무거운 걸음 소리가 멤논의 귀에 들릴 때마다 그의 한숨도 푹푹 깊어졌다.

 

그런데 멤논의 옆으로 다가온 그 남자는……. 토리라는 사람은 침대에 앉자마자 그의 등에 촉촉한 약물을 발라주기 시작했다.

 

쓰읍, 따거.”

 

축축한 촉감에 놀란 멤논은 등 뒤 돌아보았다. 그는 사려 깊은 표정으로 약을 바르는 토리의 모습에 한 번 더 놀랐다.

 

멤논, 약을 받아 왔어. 이걸 발라 네 상처들이 빨리 낫는다고 해.”

 

?”

 

멤논의 까만 눈동자가 유난히 커다래지고 짝거렸다. 노예에게 직접 약을 발라주는 주인이라고? 하지만 그는 차마 자신에게 닥친 돌발적인 상황을 이성적으로 분석할 여유가 없었다.

 

아읏, 넘 따가워…….”

 

멤논, 아파도 참아야 해. 어서 나으려면…….”

 

토리는 멤논의 붉게 찢어진 상처마다 아킬레아라고 하는 톱풀의 즙을 발라주었다. 트로이 전쟁 중 아킬레우스가 뒤꿈치에 독화살을 맞았을 때 아프로디테 여신이 권한 풀이라는 전설이 있는 약.

 

토리는 노예들이 지혈 작용과 소독 작용 높다며 권해 주었다고 설명면서 정성스레 멤논의 등과 허벅지에 있는 생채기마다 그 약물을 바르고 또 발랐다.

 

멤논, 채찍을 맞았을 때 많이 아팠지?”

 

토리는 가냘픈 척추를 따라 손가락을 늘어뜨리며 나지막한 어투로 위로하듯 물었다. 그 순간 멤논은 토리라는 남자가 자신의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비집 여는 걸 느꼈다.

 

…….”

 

아무 대답도 못했지만 멤논은 사실 그 질문에 엉엉 소리 내어 울고 싶었다.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서러웠던 기억들이 그의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열다섯 살의 멤논은 그 다정한 청보라색 눈동자를 가진 남자에게 울분을 토로하고 싶었다.

 

. 너무 아팠어요……. 너무나 고통스러웠어요……. 그동안 너무 외로웠어요.’

 

이 먼 타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은 아주 많이 참고 견디 지금껏 죽을 듯이 겨우 생존해 왔다고, 그는 오늘 처음 본 토리라는 남자 앞에서 모두 털어놓고 통곡하고 싶었다. 단지 그 남자가 그에게 그동안 아팠냐고 물어봐 줬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그런 소소한 다정함마저 멤논은 지난 6개월간 단 한 번도 겪은 적이 없었다. 그는 이제야 비로소 친절한 말 한 마디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말이 사람의 심장을 침투할 수 있구나.’

 

멤논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 뒤로는 토리가 그의 맨살을, 게다가 허벅지 사이를 어루만진다고 해도 그 손길이 전혀 불순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원래 멤논의 피부는 윤기 나는 구릿빛인데, 안타깝게도 상처를 많이 입었구나.”

 

토리가 아쉽다는 듯 멤논의 등을 문질거리며 중얼거렸다. 한편으로는 음탕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말이지만 그런 의심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사실 토리도 별다른 의도 없이 자기 느낌을 나열한 것뿐이었다.

 

그가 약을 발라주는 곳은 등줄기였다.

 

멤논은 그동안 멍이 들어 있던 심장에도 그 약물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았다.

 

스르르, 안도가 되면서 왠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오늘 그의 주인이 된 뚱뚱한 남자의 손길이 여태껏 멤논을 만지던 그 어떤 사람들의 음란한 손길보다 더욱 친밀하게 느껴졌다. 돌연 멤논은 궁금해졌다.

 

이 남자도 섹스를 할까?’

 

생각이 그에 미치자…….

 

하앗…….”

 

별안간 멤논은 토리의 부드러운 손길에 야릇한 신음을 토했다. 영문을 모르는 토리는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래, 멤논? 많이 아파?”

, 아닙니다. 흐읍…….”

 

그는 자신을 제어하며 입술을 꼬옥 다물었다.

 

멤논, 아파도 조금만 참으면 새살이 돋을 거야. 멤논은 성장기니까 이 상처들도 금방 다 나을 거야.”

 

따듯한 말이 자꾸 가슴을 녹이듯 스며들.

 

그는 왜 이렇게 다르지?’

 

마케도니아의 노예로 잡혀 있으면서 멤논을 짐승보다 못하게 여기며 희롱하던 그 잔혹한 어른들. 때로는 손찌검으로, 때로는 성폭행으로 열다섯 살인 그의 정신과 육체를 갈가리 찢어놓았던 악마 같던 인간들.

 

죽을 것만 같이 괴로웠.

심지어 지난 6개월 동안 몇 번이나 죽고 싶었다.

 

이 남자도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몰라.’

 

그날 바로 멤논 경계심을 다 풀지 않은 건 그동안 당해 온 아픔과 상처가 하루아침에 지우기엔 너무나 진하고 깊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가미에 걸린 살쾡이처럼 바짝 긴장했음에도 멤논은 푹신한 침대에 엎드려 누운 채로 토리의 손길 아래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그날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나 피곤한 하루였으니까.

 

 

다음 날부터 멤논은 자신이 시중들 상대를 작은 주인님이 아니라 토리 님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헤파이스티온이라고 부르는데, 그는 그 이름을 꺼려하는 것 같았다. ‘토리라는 이름을 더 좋아하는 듯 노예들에게 늘 자신을 토리라고 불러달라고 요구.

 

언제 봐도 신기한 남자야.’

 

토리의 방에서 첫 을 지새우고 나오자 아마스가 흘깃 멤논을 놀리듯 바라보았다.

 

어젯밤은 어땠어? 도련님 수발은 잘 들었어?”

 

네가 말하는 일 따위 전혀 없었어. 날 놀린 거지?”

 

멤논은 아마스에게 으르거렸다.

 

당연하지. 저분은 순진하신 분이야.”

 

그래?”

 

귀족치곤 전혀 문란하지도 않아. 우리들을 성노예로 삼는 법도 없고…….”

 

흐음…….”

 

왠지 꼬맹이 너, 실망하는 기색인 걸?”

 

, 아니야.”

 

멤논은 당황해서 얼굴이 붉어졌다. 아마스는 그런 멤논의 안색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다 파악했다는 듯 킥킥거렸다.

 

! 꼬맹아, 얼른 포기해. 네까짓 게 좋아할 상대가 아냐. 게다가 도련님은 일편단심인 상대가 있어.”

 

아마스는 검지 손가락을 살래살래 흔들며 콧방귀를 뀌었다.

 

? 그게 누군데?”

 

네가 알아서 뭐해?”

 

아마스는 심술궂은 조소만 띄울 뿐 멤논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지 않았다.

 

토리 님이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지?’

 

하긴, 굳이 자신이 상관할 바는 아니다. 그런데 입술이 바짝 탈 만큼 궁금하다.

 

대체 그 사람은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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