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자유

 

 

 

 

최근에 일부 작가님들이 독자님들의 비판 서평을 비판하더군요.

 

씁쓸한 기분이야 이해가 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표현의 자유는 비판의 자유도 있는 거니까요.

작가가 쓰는 글은 자유고 작가의 글을 비판하는 독자의 글을 억압으로 느낀다면 그야말로 편파적인 ‘내로남불’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겠죠.

 

‘그 작가의 자유가 옳다.’

‘아니다. 그 작가를 비판한 자유가 옳다.’

 

자기 의견을 마음껏 표현하는 건 모두 자기 자유겠지요.

사실 정의는 자기 안에 있지, 남이 정해주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에게 자기 사상을 검증받길 바라는 어린애가 아니라면 내 자유와 남의 자유가 부딪힐 때 논리력과 이성을 탑재한 다수의 자유를 더 선호하게 되는 건 우리 인간들의 오래된 습관이 아닐까 합니다.

 

왜냐면 인간은 결국 사회적 동물이고 사회는 조직이고, 조직은 결국 질서를 지키고 싶어 하니까, 그 의견이 더 고차원적이고 지혜롭냐 아니냐를 떠나서 더 많은 사람의 동의를 얻은 의견을 수렴할 수밖에 없지요.

 

옳다, 그르다, 좋다, 나쁘다.그 기준은 항상 변합니다.

 

자신의 확고한 표준이 정해져 있다면 주변에서 강요하는 기준에 저항해 보는 것도 좋지요.

 

그래서 전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토론하는 분위기를 좋아해요.

 

스펙트럼의 다양한 색채를 바라보는 기분은 즐겁죠.

 

아마 다른 분들도 그런 논쟁을 구경하는 걸 좋아할 겁니다.

 

불구경보다 재밌는 게 싸움 구경이라고 하니까요.

 

근데, 실컷 상대의 글을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자유를 누린 후에 그 책임은 누가 지죠?

 

맞습니다.

 

어린애는 회피할 수 있지만 어른은 자기가 한 말에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어른은 자기 탓이 아니라고 회피하고 싶어도 자기가 한 일은 사회적 법적 책임을 져야합니다.

 

그래서 자유라는 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 같아요.

 

표현의 자유든 비판의 자유든, 그 후유증을 간과하고 호사를 누리면 나중에 호되게 당하거든요 ㅠ.ㅠ

 

자유의지에 혜택을 입거나 피해를 보는 건 결국 자기 선택입니다.

 

어른인 내가 만약 남에게 상처를 입히고 그의 자유를 침해할 만큼 내 자유를 만끽하고서 나중에 질타를 받게 된다면 그건 자업자득입니다.

 

‘아, 내 자유가 부실했구나.’

‘내가 얕은 사유와 철학으로 큰실수했구나.’

‘사과하고 삭제해야지.’

 

이런 결정도 어른은 자기가 선택합니다. 남의 결정이 아니에요.

 

그런 비난의 시선과 제약을 억압과 괴로움으로 느꼈다면 자신의 배려 없는 자유가 남의 자유에 상처 준만큼 결국 되돌려 받는 겁니다.

 

그래서 '선업선과 악업악과, 자업자득'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다만 나의 선의가 상대에겐 악의로 보일 수 있고, 상대의 정의가 나에겐 패륜으로 보일 수 있는 상대성이 있기에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본인들이 의도하지 않았는데 상처를 주거나 받는 경우가 있죠.

서로 다른 자유를 누리다 보면 흔히 생기는 일입니다.

 

수시로 기준이 변하는데 선악을 누가 결정하느냐.

 

사실 본인이 가장 잘 알지요. 

 상대에게 피해를 주려는 의도를 품었는지 아닌지.

 

제 개인적으론 악의와 적의를 가진 이의 행패까지  제가 이해해야 할 상대성과 자유는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논쟁이나 평가라는 미명 하에 존중이라는 기본 매너도 모르는 사람과는 제 자유로운 시간을 전혀 나누고 싶지 않아서요. 

그런 사람을 보면 그냥 무시합니다.

이것도 제 자유죠.^^

 

 

물론 다른 이들과 부딪히는 게 껄끄럽거나 무서워서 벌벌 떨며 자기 자유의 중심도 못 세우고 무리에 휩쓸리는 사람도 당당한 어른답다고 할 순 없겠죠. ㅠㅠ;;

 

 

억울하면 더 항의하거나 굴복하거나 하는 것도 결국 자기 자유 의지입니다.

 

어른으로 살기도 참으로 어렵지만 그래도 어린애보단 어른이 나은 것 같네요.

 

어른이 되어서 다행입니다.

자유의지를 선택할 자유를 가질 수 있으니까요.

 

자유 만세^^입니다.